I draw : 그리는 것보다 멋진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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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draw : 그리는 것보다 멋진건 없어 > - D MUSEUM
- 이 승 환 -

나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전통적인 인간의 의사표현 방식인 직접 말을 하는 방법이라든가 더 나아가서 글을 쓰는 방법이 있다. 요즘은 자신의 메시지를 영상이나 녹음으로 남기기도 한다. 그 중에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그리는 것’일 것이다. 생각을 시각적이면서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고, 거기에 그린 사람의 설명이 들어가면 시각과 청각을 모두 만족하는 의사 전달 방식이 될 것이다. 당장에 우리도 대화를 하다가 내 생각이 상대에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어김없이 펜과 종이를 꺼내지 않는가.
‘그리는 것’은 역사 속에서 각 시대의 다양한 면모를 기록하고 기억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고를 시각화하고 개성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앞으로도 그림을 통한 의사전달은 앞으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강력한 도구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행위인지 아는 사람, 디지털화된 시각 정보로 가득한 현대 사회에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기억하고 싶어하는 사람, 손끝에서 탄생한 사람의 감정 전달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어서 그럴까? 한남동에 위치한 디 뮤지엄(D MUSEUM)의 대규모 기획 전시인 『I draw :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감 가는 일상의 이야기’, ‘눈과 카메라가 포착하지 못하는 섬세한 감성을 담아낸 상상과 표현의 도구’로서의 ‘그리는 것’의 특별한 가치를 재조명하고 싶었다고 한다. 총 6개국 16인의 작가의 그림이 전시되어있었는데 단순 그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작가의 감성에 따라 13개의 옴니버스식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진도 자유롭게 찍을 수 있고, 내부가 꼭 정숙해야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동행한 사람과 그림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 하며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다.

(좌측부터) 피에르 르탕 / 오아물 루 / 하지메 소라야마의 작품
특유의 십자를 교차해서 음영을 나누는 그림기법으로 ‘The New Yorker’ 표지를 장식한 일러스트레이션 마스터 ‘피에르 르탕’, 단순한 색체 구성과 어렵지 않은 그림 기법을 사용하지만 변하는 계절과 그 속에 인물을 감성적으로 묘사하는 ‘오아물 루’, 금속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질감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에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한 ‘하지메 소라야마’ 등 많은 작가의 그림이 전시되었지만, 그 중 가장 큰 영감을 주었던 작가는 크리스텔 로데이아가 아닐까 싶다.

이번 전시회에서 큰 영감을 준 크리스텔 로테이아의 작품들
프랑스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스텔 로테이아의 작품에는 주로 여성이 주인공이 된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여성은 자아와 교감하거나 이성과의 관계속에서 자신이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지 그 생각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크리스텔은 연필이나 잉크로 세밀한 밑그림을 그린 이후에 디지털로 채색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고 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순수함과 아름다움, 연약함과 잔혹함, 경쾌함과 유머러스함이 일종의 줄다리기를 하며 균형을 이루고 있는 듯했다. 크리스텔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어디서인가 한 번쯤은 본 장면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는 역사나 신화에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그의 그림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그림은 ‘Apetite’인데, 그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전에 하는 상상을 그림으로 옮겼더니 이런 그림이 그려졌다고 한다. 아마 랍스터를 보며 이러한 상상을 했을 것 같은데, 맛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저런 포즈를 상상한다는게 유머러스한 것 같다.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 크리스텔 로테이아의 Apetite
‘그림’과 ‘그리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경험이고 기억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바닷가 모래사장에 막대기로 그림이나 글을 끄적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태고적부터 사람들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서 벽에 그림을 그렸다고 전해진다. 언어는 사회 구성원 간의 약속이기 때문에 사람들끼리 약속을 하는데에 시간이 좀 걸리지만, 그림은 그렇지 않다. 눈에 보이는 것을 어느정도 시각화하고 단순화 하면 그것이 바로 그림이기 때문에 그림의 역사는 글보다 더 깊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그림이 점차 발전해 사람들에게 이야기, 생각, 아름다움을 전하는 하나의 예술영역이 되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사진과 멀티미디어가 등장하며 유일한 시각적 기록물이었던 그림에 대한 입지가 점점 좁아졌다.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기록을 남기는 것은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되었고, 그림으로 그리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이 되었다. 그렇지만, 기록의 기능 이외에도 그림은 특별한 의사전달의 기능이 있는 것 같다. 글과 마찬가지로, 그림은 그린 사람의 사고체계나 감정상태를 시각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똑같은 대상을 그려도 그린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그러한 이유로 ‘그림’은 자체가 갖는 매력이 있다.
그림 출처 :
1) 직접 촬영
2) https://www.indiepost.co.kr/post/12281
3) https://gallery.v.daum.net/p/premium/Idraw/aLApl7MAsd
4) https://www.hmallblog.com/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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