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기행
페이지 정보

본문
상해 기행
여행을 다니거나, 우리나라의 관광명소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중국인, 그들에 대한 이미지는 에티켓이 부족하고, 공공장소에서의 규칙을 잘 따르지 않으며, 시끌벅적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도 소수이지만 예의와 배려가 부족한 사람들이 있듯이, 몇몇 중국인들만 보고 ‘중국사람들은 다들 시끄럽고 예의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을 이번 중국여행을 통해 많이 느껴보았다. 그들에게도 저마다의 규율이 있었고, 몇 가지 측면에서는 나보다도 더 진취적인 생각을 하고 있으며, 훨씬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느껴졌다.
깐깐한 중국의 입국심사를 거쳐서 도착한 상해는 생각과는 다르게 매우 깔끔한 모습이었고, 첫 목적지인 신천지는 우리나라보다도 발전되어있는 모습으로 압도적인 첫인상을 심어주었다. 그 틈에서 깔끔하게 남아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수립 100주년을 맞았음에도 잘 보전되어있었고, 관리하시는 분들은 뜻밖에도 모두 중국인이었다. 그런 유서 깊은 장소를 방문하는 한국인인 나는 여름철 관광객의 복장으로 웃으면서 돌아다니고 있었고, 이런 나를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선에서 약간의 부끄러움마저 느꼈다. 다음으로 찾은 식당에서도 시끄럽게 이야기하는 테이블은 우리 일행이 앉은 테이블만 있을 뿐, 다른 분들은 오히려 우리를 불편하게 쳐다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중국의 식당은 시끌벅적하지 않고 오히려 점잖은 분위기여서 생각해왔던 중국의 느낌과 거리가 멀어서 당황스러웠다.
상해의 첫인상은 시끄럽고 활기찬 분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교양있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을 바라보듯, 중국인들도 마찬가지로 우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복잡한 인파 속에서 그들은 규율을 잘 지키고 있었고, 거리에는 갓길에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을 찾아보기 힘들었을 정도로 깔끔했으며, 담배꽁초도 보이지 않았다. 엄청난 높이의 마천루, 그 사이에는 1000년도 넘은 사찰인 ‘정안사’가 있을 만큼 역사도 잘 보존되어있었다. 거리마다 갓길에 주차한 차량이 가득하고, 길에서는 쓰레기가 꼭 눈에 띄는 우리나라의 거리와 차이가 커 보이는 것이 충격적이기도 했다.
이튿날 방문한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에서는 직원분들과 간담회를 통해 중국의 청년들이 가진 색다른 마인드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업무의 연장선에서 벗어나는 작은 일에도 항상 즐기면서 일을 하고, 매사에 적극적이어서 직원분들도 매우 놀라셨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중국인들은 본인의 삶에서 다음의 3가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회사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사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의 성장, 일에 대한 보상, 가족의 행복 이 3가지이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정보보안에 막혀서 더는 배울 수 없게 되거나, 업무의 양은 많지만, 보상이 적거나, 이 회사에 다니면서 가족이 불행해진다면 무조건 퇴사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것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회사를 퇴사한다는 내용이었다. 본인이 가족과 멀리 떨어지게 되고,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들이 불행해지는 것이 그들에게는 아주 주요한 퇴사의 사유라는 것이다. 반면 우리 주변에서는 주말부부를 흔히 찾아볼 수 있고, 가족의 행복보다는 금전적인 이유로 회사에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인 사람들이 많다. 주택을 몇 채를 가지고 있든, 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든, 그들은 회사에 속해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가족과 함께하며 매사에 행복하게 임한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서고 있는 국유기업 칭화유니가 설립한 창장메모리(YMTC)는 독자적인 낸드플래시 양산 기술인 엑스태킹(Xtacking) 기술을 적용한 64단 낸드플래시를 공개하고, 이미 양산에 들어갔다고 확인했다…. 올해 64단에서 90단을 뛰어넘고 내년 128단으로 직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칭화유니그룹은 D램 반도체 생산 공장을 착공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말 공장을 착공하고, 2012년부터는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오광진, 중국 ‘반도체 코리아’ 추격 가속...64단에서 128단 낸드로 직행 추진, 조선비즈, 2019.09.05.,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5/2019090500506.html)
반도체 업계에서 중국의 추격이 있을 수 있는 이유가 단지 자본에만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항상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던 중국인들은 내 생각과는 다르게 매우 진취적이었고, 본인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서 매사에 즐겁게 임한다는 점에서 전혀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국가의 대표산업인 반도체 업계가 중국에 자리를 내주지 않도록 내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았고, 지금의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중국에 다녀온 지금은 다시 정신무장을 해야 할 때이다. 이왕 해야 할 일들에 더욱 적극적인 태도로 즐기면서 내 발전에 큰 노력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 이전글Atomic Habits 19.09.06
- 다음글I draw : 그리는 것보다 멋진건 없어 19.09.0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