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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맨, 혁신을 실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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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의중
댓글 0건 조회 6,432회 작성일 19-10-0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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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맨, 혁신을 실험하다

-                 최형욱



https://youtu.be/GEE6OX5Eesk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황무지에 수만 명이 모인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잘 곳을 마련하고, 먹을것을 구해온다. 사람들 사이에 물물교환도 이루어진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잠시 도시가 탄생한다. 사람들은 무정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곳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자치 정부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에게는 자전거가 이동 수단이다. 모래바람이 시도 때도 없이 불기 때문에 고글과 마스크는 필수다. 잠자리는 유르트와 같은 천막에서 해결한다.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직접 생존 가이드북도 나눠준다. 이런 곳에서 간이건축물과 예술작품을 만들어낸다. 아트 카는 그들을 목적지 없이 태워주기도 한다. 캠프는 크고 작게 형성되며 그들이 추구하는 테마는 자유로우며 다양하다.

 

버닝맨: 일시적인 도시이자, 커뮤니티 10개의 핵심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문화 운동

 

버닝맨이 가지고 있는 철학은 무엇일까? 먼저, 버닝맨이 보는 관점에서 엿볼 수 있었다. 버너(버닝맨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이 축제 기간을 “real world”라고 부른다. 또한 이 일주일 남짓한 시간 이외의 세상은 “default world”라고 부른다. Default는 말 그대로 내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존재해있던 세상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이곳은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버닝맨 페스티벌이 가장 독려하는 부분은 최대한 자신의 선택과 의지대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곳에서 연결되는 사람 간의 만남에 명함을 건네는 일은 없다. 또한 이 기간 동안 얻어낸 유형의 것(things)들은 축제의 마지막 날 모두 태워버린다. 무에서 시작했다가 무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얻을 수 있는 것은 경험뿐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다.

 

왜 실리콘밸리의 여러 CEO들은 버닝맨 페스티벌에 열광하는 것일까. 믿거나 말거나 여러 CEO 들은 아직까지 이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다. 그저 한 명의 버너로서 말이다. 그들은 이미 존재해있는 세상을 살면서도 세상을 바꾸는 자들이다. 그렇기에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것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이 곳에서 어떤 것을 경험해서 새로운 가치에 눈을 뜨는지는 그간 그들이 만든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앨런머스크가 그의 사촌과 함께 설립한 태양광 패널 업체 솔라시티도,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 시스템 카우치 서핑도 매해 개최되는 버닝맨 페스티벌에 참여하면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9월, 콜로퀴움 첫 강연이 있었다. “Hashtag the desire”라는 연제였다. 같은 과를 졸업한 선배이시기도 한 우람찬 LG 부사장님의 강연이었다. 우리는 왜 가방이 가져야 하는 속성(싸고, 가벼우며, 많은 양을 넣을 수 있는)을 가장 잘 구현해내고 있는 에코백 대신 샤넬백에 열광을 하는가? 우리의 desire를 긁는다는 표현을 썼다. 에코백은 우리의 needs를 충족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가브리엘 샤넬이라는 패션의 거장, 그리고 20세기 여성의 답답한 패션(코르셋)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킨 그녀의 정신이 담긴 샤넬이라는 브랜드의 가방이라는 desire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올해 3월 도요타는 월면차(달 표면 탐사차)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월면차는 지금 우리의 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한 사업인가? 아니다. 아직까진 그저 desire로 똘똘 뭉친 사업일 뿐이다. 이런 괴짜 같은 생각이 쓸데가 있을지 없을지는 미래에 결정되겠지만, 그럼에도 이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장을 안겨줄 수도 있다. 마찬가지다. 솔라시티, 카우치 서핑이 우리에게 필요했던 기술 (또는 서비스, 또는 사업)이었나? 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그들은 default world에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세상을 바꾸려는 움직임(desire)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needs 라는 것은 그다음 문제이다. 항상 needs만을 고려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에 익숙했던 나에게 새로운 시각이 하나 더 열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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