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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리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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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성원
댓글 0건 조회 6,205회 작성일 19-08-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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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리는 소설

김혜진, 김세희, 김애란, 서유미, 구병모, 김재영, 윤고은, 장강명 지음

 

‘N포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

이 책의 뒤편 가장 위쪽에 쓰여 있는 문구이다. 누가 생각한 문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참 잘 정리한 것 같다. 이 책은 문학 교사 선생님들이 취업 전선에 뛰어든 청년들을 주제로 한 소설을 모아 놓은 책으로 신인 작가들의 소설이 주를 이룬다. 이 책을 엮으신 분들은 문학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젊은 세대들과 함께 읽을 만한 제대로 된 노동 문학 선집이 없다는 현실에서 노동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 오래된 서고에서 깊은 잠에 빠진 70~80년대의 노동 문학을 끄집어 내는 것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했고 좀 더 현실적인 내용을 담기 위해 신인 작가들의 소설을 수록했다고 한다.


책에 수록된 소설들은 젊은 작가들의 글답게 쉽게 읽혀져 책을 읽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땀 흘리는 소설’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각각 나름의 주제를 가지고 있었다. 돈을 받고 블로그에 광고 게시물을 올려주는 기업에 취직해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허위 광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으로 인해 죄책감에 빠지는 ‘경진’의 이야기부터 ‘일다운 일’을 찾아 노력하지만, 방 안에 틀어박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돈을 보는 ‘어비’의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를 상실감에 빠지는 청년의 이야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지금도 뉴스를 틀면 들을 수 있는 내용의 것들이었고, 대부분의 내용이 사실상 현실 고발에 가까웠다.


글을 읽어 내려갈수록 나는 가슴 속에 뭔가가 꽉 막혀있는 것처럼 불편한 감정이 일었다. 문제가 무엇인지는 너무 명확한데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서 였던 것 같다. 직업을 선택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일과 경제적인 요소 외에도 도덕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흔히들 감정 노동이라고 표현하는 콜센터 직원들이 겪는 다양한 경험과 상처들도 육아와 일 둘 중에 하나는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워킹맘의 현실도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였고, 문제라는 것도 명확했다. 그러나 이런 류의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 책 역시 독자들에게 문제를 던져주지만 문제의 답은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고 있었다. 이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연타로 서로 다른 주제들을 얻어맞은 나로서는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하나 하나 되짚어 가며 생각해봤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나 생각을 정리하려고 할수록 머리 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문득 학부 시절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에 기반해서 정답이라고 생각한 내용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사람이었다. 지금이라고 해서 얼마나 달라졌을까 싶지만, 그거 조금 나이가 먹었다고 해서 이제는 그렇게 쉽게 속단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제는 세상에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하면 믿을 지 모르겠다. 특히 사회 문제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사회라는 자체가 여러 사람의 모임이고 그 안에 속한 사람 개개인이 처한 상황과 생각은 모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정답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고 그런 문제를 다루기에는 내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사람들은 때로 어려운 문제들의 해결을 시간에 맡기고는 하는데 나의 이런 고민들도 당장은 시간에 맡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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