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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절 - J.M. 쿳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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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민수
댓글 0건 조회 5,265회 작성일 19-08-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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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절 - J.M쿳시지음/왕은철옮김


 J.M 쿳시의 소년 시절은 작가의 소년시절에 관한 회고록과 비슷한 작품이다. J.M쿳시는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출신으로 <마이클 K>, <추락>으로 부커상을 탔으며, <페테르부르크의 대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페테르부르크의 대가>는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토옙스키가 의붓아들의 자살을 맞이하여, 그 과정을 파해치면서 느끼는 인간의 욕망과 탐욕에 관한 소설로 작가 특유의 시점과 문체로 유명한 소설이다. <소년시절>이라는 책은 J.M쿳시의 소년 시절을 자전적 소설로 풀어가며, 그가 어떻게 소설을 쓰는 내면적 바탕이 구축되었는 지, 어릴적 환경과 배경에 대하여 작가 특유의 현재시점으로 과거를 말하며, 1인칭 서술로 마치 3인칭 관조를 하는 듯한 독특한 문체를 보여준다.


 사실 책의 내용만 보자면 무미건조한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나열하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보니, 책에 대한 몰입감이 쉽게 생기지 않는다. J.M쿳시의 다른 소설에 대한 바탕이 있어야지 이 작가는 도대체 어떤 유년기를 보냈길래 이러한 책을 쓸 수가 있었는가에 대한 호기심이 이 책의 흐름을 따라가게 하는 힘이 된다고 생각된다. 더불어 그만의 독특한 문체와 시점의 흐름은 여전히 꽤나 매력적이지만. (이부분은 사실 역자의 능력이 꽤 크리라 생각된다.)


 JM쿳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네덜란드어가 변조된 아프리카너를 주로 쓰는 일반인들과, 유럽에서 넘어 온 영어를 주로 쓰는 백인들간의(혹은 상류층간의) 긴장된 사회 분위기에서  유년기를 보낸다. 작가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2남중 첫째였으며, 어머니는 전직 교수출신의 독일인이었고, 아버지는 전쟁에서 하사관으로 참전했었고, 변호사가 직업이었던 영국계 아버지를 가졌다. 그러나 성은 유럽출신의 성이 아닌 아프리카너 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학교에서의 주류는 아프리카너이고, 기득권은 영어권 유럽인들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함을 겪으면서 혼돈의 시기를 보내게 된다. 친구(?)들의 주류가 아프리카너들이다 보니 자신도 아프리카너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그들의 무리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마음 반면에, 정치적 상황에 의하여 학교가 아프리카너와 영어권 유럽으로 분반이 될때, 자신이 아프리카너 성을 가진 이유로 아프리카너로 잡혀갈까봐 두려움에 떠는 모순된 모습을 보인다.


 그러한 작가시절의 상반된 상황에서의 내면의 대립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종교적 선택에서도 주류의 기독교가 아닌 로마 가톨릭교를 선택했으나, 정작 교리문답과 같은 중요한 종교행위에는 핑계를 대면서 참가하지 않았으며, 실제로 종교에 크게 기대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단지 집단에서의 자신의 모호한 입장에서 오는 부분이었으며, 실제로 자신의 집은 무교였고, 학교에서는 기독교-가톨릭교-유태인 간의 긴장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부분은 자신이 선호하는 나라에 대한 부분에서도 나타나는데, 남아프카공화국은 일반적으로 미국에 호감을 표하는 반면, 작가는 러시아를 더 좋아하고 있었다. 그것은 금기시 되는 사항으로 함부로 외부에 말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작가는 겉으로는 미국을, 속으로는 러시아를 좋아하는 이중적행태를 보이면서 유년시절을 보낸다. (그래서 대표작의 주인공도 러시아의 도스토옙스키리라)


 이러한 작가의 혼란한 자아형성이 가장 극명하게 들어나는 부분이 어머니에 대한 것이다. 작가는 어머니를 매우 사랑하고 그리워했는데, 평소에 말이 없던 작가가 수상을 하고 감사와 그리움을 표했던 유일한 사람이 어머니였으며, 만찬자리에서 '우리가 어머니를 위해 글을 쓰지 않는다면 누구를 위해 글을 쓰겠소'라는 발언을 할 정도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유년시절에 작가가 바라보는 어머니는 자신의 보호자이자 울타리임과 동시에 자신을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족쇄와 같은 형태로 묘사된다. 어머니는 그 당시에 일반적인 어머니와는 달리(일반적인 어머니는 방임과 집안일에 대한 의무를 부여하고 체벌을 가하는 방식을 통한 육아를 했다), 집에서 매를 들지도 않았고, 잡일을 시키지도 않았으며, 항상 사랑으로 아들들을 키운다. 더불어 당시 시대에서는 상당히 진취적인 인물로, 전직 교사이기도 하면서 자전거를 배우고(물론 결국에는 팔아버렸지만) 무능한 남편을 대신하여 집안의 대소사를 직접 처리하는 유능함도 보인다. 작가는 그러한 어머니가 보통의 주변 어머니와 같이 자신을 체벌하고, 구두를 직접닦게 시키고, 욕을 서슴치 않아서 집단의 또래와 다르지 않은 (그러나 하위계층의 느낌의) 일반 소년이 되길 원했지만, 자신을 남들과 다르게 크게 해주고 자신을 보호해주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감사함이 모순적인 감정으로 뒤섞여서 복잡한 감정으로 어머니를 대하며 이중적인 태도로 자신을 대면하게 된다.

 

 그에 반하여 아버지는 현실감각이 없고, 과거의 향수에 취해 있으며, 능력에 비하여 자신을 과대평가하여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로 묘사된다. 집안에서는 항상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기위해 노력하나 실제로는 어머니보다 현명하지 못 했으며, 어머니와 달리 아들들의 지지도 받지 못하는, 겉으로는 집안의 가장이나 실제 집안의 가자아의 역할은 어머니가 대신하고 있었고, 밖에서도 변호사가 직업이었으나, 변호사일을 하지 않고 통조림공장에 다니고 과거의 하사관으로 참전한 자부심과 2류 크리켓선수, 럭비선수와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생활에 심취해 있는 인물이었다. 작가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표현하지는 않으나, 그를 관조하며 공감하지 못하는 자세로 일관하며, 책의 후반부에 케이프타운으로 다시 이사를 하여 변호사를 재개업 했으나, 불법적인 일을 벌이다 결국 파산하고 아무런 직업도 없이 집에서 한량처럼 늙어가는 아버지를 마치 다른 영역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묘사한다. (그러한 아버지는 어머니를 힘들게 하는 존재일 뿐이다.)


 책의 말미에는 아버지의 변호사업 실패로 교직에 돌아간 어머니가 과거의 무한한 자상함과 사랑에서 조금씩 지쳐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여전히 어머니를 사랑하는 자신의 속마음을 쉽사리 내비치지 못하며 겉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작가의 모습을 대비시키며, 여전히 모순적인 자신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건조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작가의 유년시절을 돌아보는 자전적 소설이다 보니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기승전결을 통해 흘러가는 책이라기 보다는 건조한 시선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과거를 마치 현재의 이야기같이 풀어내며 인종, 종교, 가족간의 대립과 긴장된 상황속에서 자신의 모순점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질문을 던지며, 자기 합리화와 경멸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내면의 변화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책은 흘러간다. J.M.쿳시의 소년시절을 통해 머나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과거 사회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진 것이 기억에 남으며, 유년시절의 심리적 모순과 자신의 위로, 어머니와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나'의 유년시절을 다시 한번 회상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책으로 기억에 남는다. (유년시절은 아름답지만 고뇌의 시기로 늘 남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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