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의 승자,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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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전쟁의 승자,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최병일 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로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미국의 압박을 어느 정도 순순히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중국은 이에 대해 정면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무역이나 경제문제가 아니다.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 심사 강화, 미국 내에서 중국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운영되는 ‘공자학원’ 폐쇄 움직임, 중국 기업인들의 미국 첨단기업 투자나 인수·합병 및 산·학 협업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화웨이 부회장 체포와 같은 일련의 조치들이 그러하다. 2018년 말 마이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만을 꼬집어 ‘가장 큰 위협(the greatest challenge)’이라고 하는 발언하였고 이는 이 전쟁의 본질이 정치로 전염되어 갔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번 미·중간 무역전쟁에 대해서 ‘경쟁적 협력’의 시대는 가고 ‘대립과 갈등’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중국이 시장경제체제로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협력을 모색한 것이 과거 미국이었다면, 이번 전쟁은 단순히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강력해지기 전에 기세를 꺾으려 작심하고 시작한 미국의 ‘중국 봉쇄령’이라는 분석이다.
양국의 무역 갈등은 중국인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에 이어 현대사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사건으로 꼽는 2001년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동의를 해주었던 미국의 기대와 달리 중국은 정부 주도 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외국 기업을 국내 기업과 차별했다. 중국의 WTO 가입은 결과적으로 중국의 질주를 가능하게 한 초고속도로였다며 WTO 가입 승인은 미국의 실수라고 지적한다. 미국은 이제 와서 중국의 고속도로 진입을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가입 협상을 통해 비싼 통행료도 받았고 과속, 반칙 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받았지만, 과속과 반칙을 적발해야 하는 경찰(미국)은 엄한 곳에 한눈팔고 있었고 과태료는 터무니없이 싸고 범칙금 고지서를 발부해도 중국은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고' 대드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WTO가입 이후 급성장한 중국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2016년 기준 중국의 대미 무역비중은 33.3%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으나 미국의 대중 무역비중은 20.0%에 그쳤고, 특히 2017년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는 5055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299억 달러를 기록하며 그 격차가 4배로 나타나 무역불균형 현상이 심화되었다. 이러한 무역불균형은 미국의 국민들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트럼프에게 무역 전쟁은 쇠퇴해가는 제조업 대국의 명성을 되찾는 역사적 전쟁임에 틀림없다. 그는 중국 길들이기를 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하고 이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해 재선을 노린다. 그러므로 저자는 우여곡절 끝에 미·중 무역 전쟁이 합의에 도달한다고 해도 세상은 무역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디지털 대전환기의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FANG(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의 세계지도에 중국은 없다. 전 세계 14억 페이스북 가입자에도 중국인은 없다. 세계의 유통 공룡인 아마존에게도 역시 중국은 미지의 대륙이다. 구글 검색도 중국에선 먹통이다. 하지만 미국에 FANG이 있다면 중국엔 BAT가 있다. 바이두(Baidu)는 구글을, 알리바바(Alibaba)는 아마존을, 텐센트(Tencent)는 페이스북을 그들의 스승이자 경쟁상대로 삼고 커왔다. 이제 그들의 몸집은 스승을 능가한다. 미국이 뭐가 좋다고 중국의 BAT를 제자로 키우겠는가. 스스로 알아서 잘 큰 것이다. 아니 중국 공산당의 쇄국정책이 키워줬다고 말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좌불안석인 이유가 다른 곳에 있는게 아니다.
동맹국들과의 연합을 통해 중국과의 불공정 무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명분도 있다는 논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그저 약자의 논리에 불과하다. 미국이 가장 힘이 센 나라인데 그냥 맞상대하는 편이 더 낫다고 믿는다. 동고동락의 기억을 가진 동맹, 미국이 주도해온 다자 규범과 제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의미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이란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안겨주고 방위비 분담금도 제대로 내지 않는 무임 승차꾼일 뿐이다.
과거 미국과 구소련 간에 있었던 냉전체제는 옅어져 가고 있지만,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두 나라 간의 힘겨루기가 한국의 입장으로 보면 위기일 수 있지만 기회 또한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미국의 변화와 중국의 저항을 서로 비교해 볼 수 있고, 그 변화에서 한국은 어떠한 외교 정책을 추구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한국의 취약점을 어떻게 보완해 나가야 하는지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또한 중국은 미국에 비해 열악한 부분들을 어떻게 채워 나가고 그 안에서 새로운 변화를 얻으려 하는지도 생각해 볼 부분이다.
만고의 진리지만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미국의 속국이라는 오명도 싫고 엄청난 방위금 분담도 이건 아니지 않나 하고 간혹 느낄 때가 있다. 전시작전권 환수를 하는 게 맞는지 아직은 아니다가 맞는지 괜한 고민도 해 본다. 미중 무역전쟁, 과연 어디로 갈까. 이 소리 없는 전쟁이 어떤 경로로 진행될지, 어떤 결말을 향해 나아갈지를 예측하긴 쉽지 않다. 어떤 형태이든 미중 무역전쟁을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으로 봐야한다. 근시안적인 사고로 바로 앞만 보지 말고 길고 넓게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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