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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블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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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성준
댓글 0건 조회 7,878회 작성일 19-06-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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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블러드> - 존 캐리루

 

테라노스 스캔들은 실리콘밸리에서는 당연지사이고 전세계적으로도 아주아주 유명한 희대의 스타트업 사기극이다. 2015년 스캔들이 터진 시기는 공교롭게도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던 시기와 같았고, 당시 테라노스라는 기업의 기술은 완전히 사기였고 그런 회사의 가치가 스캔들이 터지기 직전 10조원 까지 올라갔다는 점에 굉장히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한 동안 바이오 및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아이템을 볼 때마다 혹시 하는 눈으로 보았던 기간도 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실제 바이오 및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심사역들이나 투자사들도 뜨악하는 심정이었을 것 같다. 이미 투자한 포트폴리오 사들을 다시 한번 점검 하고, 투자 받은 스타트업들도 혹여나 포스트 테라노스라는 누명을 쓰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지 않았으려나. 그만큼 테라노스 스캔들은 아직까지도 문득 떠오르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에는 단순히 아주아주 어린 창업가에게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속아 넘어간 줄로만 생각했다. 특히, 테라노스 스캔들이 터지기 전에도 이미 테라노스라는 기업은 기사를 통해 접한 상태였는데, 테라노스가 월그린과 계약을 맺음으로써 앞으로는 미국 내 월그린에 가서 피 한방울만 뽑으면 200가지가 넘는 질병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 였다. 당시에는 그 기술이 사기라고는 생각지 못했기에 우선 기술력에 놀랐고, 두 번째로는 의료비 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인 미국에서 해당 서비스가 펼쳐질 것을 상상하며 그 솔루션이 가져다 줄 파급력과 사회적 benefit에 감명받았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기꾼으로 전락한 엘리자베스 홈즈를 보며 더 큰 놀라움을 느꼈지만… 어찌되었건 실리콘밸리의 거물급 투자자들이 엘리자베스 홈즈에게 속아넘어간 것 자체에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존 캐리루 WSJ 기자의 훌륭한 통찰력과 집요한 취재 덕분에 사건의 전말을 보다 자세히 알게 되며 이제는 엘리자베스 홈즈의 0에 가까운 도덕적 관념에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고 투자자들이 속은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게 되었다.

 

사실 엘리자베스 홈즈의 스토리는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어느 누가 봐도 혹 할만한 것이다. 스탠포드 중퇴, 일 강박증에 가까울 정도로 열정적인 성향, 어느 순간에도 자신감 넘치는 언변, 보기 드문 여성 백인 CEO. 특히나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은 포스트 스티브 잡스라며 열광한 것이 이해도 간다. 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검은 터틀넥만 입고 머리도 금발로 염색하였으며 심지어 목소리까지 바꿨다는 점에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여하튼 범상치 않은 사기꾼이었고, 잘 꾸며진 외적 모습과 철저히 통제된 회사 그리고 거짓이 삼박자를 이루어 10조원 짜리 모래성이 세워지게 된 것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결말은 흔하디 흔한 권선징악으로 끝났지만 중요한 것은 결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누구도 테라노스를 가짜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기술에 대한 의심 보다는 테라노스가 말하는 꿈같은 미래가 더 달콤했기에 모두가 꿈을 꿀 수밖에 없었다. 월그린 이사진이 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테라노스에 대해 의심하는 직원의 말에 ‘그렇다고 사업을 추진 안 할 수도 없다. 만약 나중에 경쟁사에서 사업을 추진했다가 그 때 진짜인 것으로 드러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라고 대답했다는 것이 지금 투자자들이 처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포스트 페이스북이나 포스트 우버가 될 지도 모르는 물고기를 놓칠 수 없기에 독이 들었을지도 모르는 사과를 깨물어 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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