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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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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성원
댓글 0건 조회 6,000회 작성일 19-07-0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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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근 주변 사람으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이야기는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 박사가 1958년 진행한 원숭이 애착 실험에 대한 것으로 실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할로우 박사는 상자 안에 먹이를 주는 철사 엄마와 먹이를 주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엄마를 만들어놓고 실험을 진행했다. 새끼 원숭이가 생존을 위한 먹이에 더 집착하는지, 부드러운 감촉에 더 집착하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결과는 당시로서는 충격적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원숭이가 생존을 위한 먹이보다 부드러운 감촉을 주는 인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새끼 원숭이는 배가 고플 때 잠깐 우유 통이 꽂혀있는 철사로 된 어미 인형에게 갔을 뿐 하루 18시간 동안 헝겊 엄마를 껴안고 있었다. 또한, 무서운 상황을 연출하거나 낯선 환경으로 옮겼을 때도 새끼 원숭이는 털 엄마 인형으로 달려가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할로우의 실험으로 인해서 아기들은 밥을 먹고 싶어서 엄마를 찾는 것이 아니라 포근하고 따뜻한 품이 그리워 찾는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고, 이런 결과는 생물은 생존을 위해 진화한다는 진화론자들의 생각과 정반대되는 결과로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한편 할로우 박사는 이렇게 자라난 원숭이들이 어른이 된 후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먼저, 어미가 없이 자란 원숭이의 경우 다른 원숭이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도 사회성이 형성되지 않았다. 이들은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했으며, 감정적인 불안과 학습 능력 저하, 그리고 기억 능력까지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해리 할로우의 원숭이 애착 실험은 아기들에게 기본적인 영양 공급보다 안락함과 안정감이 더 중요하고 절실하며, 이는 성장 후 사회성을 형성하는데 매주 중요한 요소임을 알려준다.

‘인간 실격’

‘저는 이제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요조가 자신의 삶을 완전히 포기하면서 내뱉는 말이다. 요조는 세 번의 자살 시도를 하지만 모두 실패하고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시작한 모르핀에 중독되어 정신 병원에 갇히기 직전 위의 대사를 뱉는다. 이 책의 저자인 다자이 오사무는 자신의 경험을 허구화하여 소설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이런 요조의 삶은 저자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실제로 다자이는 39년의 생애를 살면서 다섯 번의 자살을 시도한 끝에 생을 마감했다. 그렇다면, 저자와 저자의 삶이 투영된 요조가 그처럼 자기 혐오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 평론가는 이를 어릴 적부터 부잣집 아이라는 사실에 본능적인 죄의식을 지니고 있던 다자이가 고등학교를 진학한 후 당시 시대적 사조였던 공산주의 사상에 접하게 되면서 자신의 출신 성분에 절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자이가 자신의 생가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각별한 애정과 긍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평론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저자의 인생이 투영된 소설 속 요조의 마음에는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장면이 많다. 대표적으로 ‘넙치’라고 묘사되는 요조의 뒤치다꺼리를 위해 고용된 사람과의 대화 장면을 들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요조는 마음 속으로 가족들이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넙치는 그 때 그냥 이렇게 말하면 됐던 것입니다. “공립이건 사립이건 어쨌든 4월부터 아무 학교에라도 들어가세요. 당신 생활비는 학교에 들어가고 나면 고향에서 좀 더 넉넉하게 보내주기로 되어 있습니다.” 훨씬 뒤에 알게 된 일이었지만 사실은 그랬던 것입니다. 그랬다면 저도 그 말을 따랐을 겁니다. (중략) 돈은 고향에서 보내주기로 되어 있다고 왜 한마디 해주지 않았을까요. 그 한마디에 따라서 제 마음도 결정되었을텐데. 저는 그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후에 요조는 자신의 가출의 이유를 가난한 ‘넙치’가 자신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이 때 요조가 자신이 의지할 뿌리를 잃어버린 것이 그의 인생이 흔들리게 된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모습은 소설의 저자인 다자이가 두 번째 자살 시도를 한 시점에서 좀 더 명확해지는데, 그는 이 집안에서 제적된 호적 등본을 받은 지 10일이 지난 후 두 번째 자살을 시도했다. 이 사실을 통해 다자이가 자신의 집안에서 버림을 받았다는 사실이 그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알 수 있으며, 그의 방황과 죽음이 결국은 의지할 곳이 사라진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우리나라 사회에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인한 문제들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물론, 조현병과 같은 정신 질환으로 인해 사람들을 해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나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기댈 곳이 잃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해리 할로우 박사의 애착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들은 어렸을 때부터 심리적으로 안락함과 안정감을 추구한다. 그런 감정들이 결여되어 있을 때 심각한 경우 소설 속 요조의 삶처럼 자기 자신을 혐오하고 삶을 포기해버리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가족들 간의 소통이 줄어들고 점점 더 개인주의가 심해지고 있는 요즘 자신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함께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런 관계들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이러한 것들 것 대한 고민이 없이는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살기 힘든 사회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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