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스트라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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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장편소설
버드 스트라이크는 새가 비행기에 부딪치는 사고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읽고 나서는 딱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영 어덜트 판타지 소설이라고 소개하는데, 날개를 가진 사람인 익인( 翼人) 아이 '비오'와 인간 아이 '루'의 사랑과 성장을 그렸다.
평소에 해리포터를 제외하곤 판타지물을 잘 읽는 편은 아닌데 금방 빠져들어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간단한 내용은 이렇다.
익인 사회가 있다. 익인은 원하는 때에 등에서 날개가 나와서 날수 있는 종족이다. 그리고 그 날개의 가장 큰 역할은 상처를 입은 자를 날개로 감싸면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데 있다. 이 사회의 익인들은 그들 나름대로 혈통을 유지하며 잘 살아가지만 주인공 '비오'는 반은 익인, 반은 인간의 혈통으로 태어나 차별을 받는다.
익인의 물건 중에서 귀한 것을 착취하는 인간 사회가 있다. 인간은 물건뿐만 아니라 익인의 신체적 구조를 궁금해하고 어느 날, 그들의 무덤을 찾아가 최근의 익인 시체들을 발굴하여 무단으로 연구 자료로 사용한다. 익인은 이에 분노하고 인간의 사회에 들어가 그들의 건물에 몸을 부딪히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시위를 하기 시작한다.
인간은 익인들의 급작스러운 공격에 놀라지만 전투태세를 갖추어 그들을 쫓아내고, 대신 혼혈종이어서 날개의 크기가 다른 익인의 반 정도밖에 안되어 미처 도망가지 못한 비오를 생포하게 된다.
비오는 거기서 인간 루를 인질로 잡아 가까스로 탈출하지만 루 또한 인간 사회에서 혼외 자식으로 차별받는 존재였기에 익인사회에 존재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기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비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큰 사고를 부르게 되고 결국 루는 중태에 빠지게 된다. 비오는 루를 간호하다가 본인이 있어야 하는 자리는 여기가 아니라 하늘임을 깨닫고 익인사회를 떠나게 되고 루는 건강을 회복하고 비오를 찾아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여행하기 시작한다.
판타지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세계인 척하면서 비유를 사용하여 현실 세계를 상상의 세계에 옮겨놓는다. 그래서 그 세계는 허무맹랑한 세계가 아니게 되고 그 이야기도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된다. 익인들의 공동체에서 쓸만한 것을 착취하는 인간들, 익인 사회 속에서도 인간과의 혼혈인 비오를 차별하는 부분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 속에서 완전히 다른 익인과 인간이 충돌처럼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서로 몰라서 두려워했고 미워했던 사회 속에서 하나의 개인을 이해하고 온전히 사랑하는 것으로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 역시 현실 속 만연한 차별과 혐오를 풀 수 있는 키워드이길. 이런 이야기는 사실 좀 오래된 이야기라고 생각하다가도 읽어나가다 보면 언제나 감동하게 된다.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는 내가 그 둘을 따라 긴 여행을 하고 돌아온듯한 아련한 느낌이 들었다. 책을 덮으며 다시 처음에 말한 제목으로 돌아왔다. 이 책의 제목이 버드 스트라이크인 이유는 사람 간의 만남과 사귐이 그러한 충돌 같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충돌은 상호적인것이어서 새만 충격을 받는 것이 아니라 기체도 큰 충격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어떤 영향을 입었든 만나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
새 이야기가 비슷하여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에 대하여 비유했던 '데미안'의 한 구절도 떠올랐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알에서 막 나온 새는 어떨까? 새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푹 젖은 안타까운 꼴일 것이다. 그러나 그 새가 아무리 약해도 새를 끌어안고 있던 안락한 알로는 돌아갈 수가 없다. 그 새는 한참을 그 꼴로 고군분투해야겠지만, 언제든 깃털이 마르면 그 작은 날개를 펴고 날아갈 것이다. 새는 알을 떠나 날아간다. 도저히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만남. 이 책에서의 만남은 그런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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