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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흐, 영혼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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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진섭
댓글 0건 조회 5,829회 작성일 19-06-0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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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나에게 고흐란 단순히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 나온 ‘자화상’과 ‘밤에 테라스’르 그린 화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한 재능도 없었고 좋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에게서 고흐라는 화가가 잊혀지고 잇던 상태였다. 그러던 와중에 대전시립미술관에서 ‘피카소와 천재화가들’이라는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는 피카소와 마네, 모네, 칸딘스키, 세잔 등 미술 교과서에서 들어보았던 화가들의 그림이 함께 전시되는 프로그램이었다. 가까운 거리이면서도 12000원이라는 저렴한 티켓 가격에 혹해 경험 삼아 전시회를 관람하며 나는 고흐의 실제 그림을 처음 보았다.


피카소의 화려하고 형이상학적인 그림들 사이에서 고흐의 그림은 단 한점 밖에 없었지만, 그 한점의 그림은 나의 이목을 끄는 데에 충분했다. 전시회에서 내가 가장 자세히 관찰한 그림은 고흐의 그림이었다. 그 때 보았던 고흐의 그림은 ‘오베르의 집’이라는 작품으로 밀 밭을 주 배경으로 그림 가운데 윗 부분에 나무와 흰색 집 하나가 그려진 풍경화였다. ‘오베르의 집’이라는 작품은 고흐가 생애 마지막 70일을 보낸 ‘오베르’ 라는 마을의 풍경을 그린 그림이다. 아무 생각없이 보면 하나의 풍경화에 지나지 않았지만, 당시에 그림을 보았을 때는 원인 모를 마음의 평안을 느꼈다.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 고흐는 정신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태였기에, 그 당시에 어떻게 이렇게 차분하면서도 평안한 그림이 나왔는지도 아이러니 했고 고흐에 대해 약간의 관심이 생겼다.

이 책은 고흐가 살아 생전에 테오와 주고 받은 편지를 엮어서 만들었다. 편지의 내용들을 통하여 그가 어떠한 삶을 살아왔으며 어떤 주관을 가지고 살았는지를 살펴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미술교과서에서 배운 고흐는 서양 미술사에 대표되는 가장 위대한 화가로 존경 받는 존재이지만, 생전에 그는 자기 동생 테오에게 돈을 받아 생계를 이어나가는, 생활력 없이 그림만 그리는 화가 중 한 사람일 뿐이었다.


그의 생애는 비참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끝내 거부당했으며, 경제적인 문제로 모델 수급이 어려워 그림을 못 그리는 일도 많았다. 또한, 말년에는 정신병을 앓았고, 끝내 정신병으로 인해 자살로 생애를 마감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참한 상황에서도 그는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렸으며, 더 나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그의 이러한 면모가 나타나는데, 그는 편지를 통해 자신이 다른 화가들만큼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그림 실력의 발전을 위한 생각을 테오에게 자주 전하는 내용을 통해 고흐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알 수 있다.


나는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흐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그의 그림에 대해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림을 그림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빈궁한 삶을 벗어날 수 없었기에 비참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삶이었다. 그림을 포기하면 여러 면에서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그였지만, 그는 정신병에 걸려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손에서 그림을 놓지 않았다. (만약 나였으면 그림을 그려온 지난 날을 후회하고 자신을 증오하였을 것이다.)


어쩌면 그의 삶이 비참함이 그의 그림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시켰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상처받고 경제적으로 부족했던 삶을 통해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과 자신에 대한 연민이 그의 그림에 나타나 특유의 우울함과 일상의 따뜻함이 혼재되어 있는 그림이 나타난 것이 아닐까?


죽을 때까지 그림을 놓지 않았던 그에게 존경을 표하며 조만간 기회가 될 때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들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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