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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벌 때 나만 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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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종수
댓글 0건 조회 604회 작성일 26-02-1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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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J.C. 챈더 감독

 


코스피 5600 돌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 최고가 경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예고, 

1인 연예 기획사 법인 세금 논란, 달러환율 상승, 관세 폭탄, 비트 코인과 은(Silver) 시세 폭락.


 근 한 달간 벌어진 일들이다. 작년 같으면 '세상이 저리 굴러가는구나'하고 나와 무관한 일인 듯 무심히 넘겼을 텐데, 요즘은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 저축의 습관으로 몇 달간의 돈이 또 모였고, 늘 그래왔듯이 새해 첫 은행 예/적금을 새로 개설하려던 찰나, 2% 대의 너무도 낮은 금리를 확인하고 처음으로 망설여졌다. 현재의 금리는 연평균 물가 상승률과 거의 차이가 없거나 밑도는 수치였고, 길게 고민할 것도 없이 손해가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주식과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영화는 2008년 월 스트리트,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발발 하루 전을 배경으로 한다. 부동산 가격 버블로 집 값이 폭등하고,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 예측하여 아무나, 심지어 신용불량자까지 주택 담보 대출을 남발하던 시기. 마침내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자 모두가 망해버린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이에 임박하여 하루 전 미리 사태를 예측한 한 금융 회사에서 전 임원이 꼭두새벽에 소집되고 비상 대책 회의가 열린다.


  존 회장: … 내가 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줄 아나? 내 연봉이 왜 높은지 말해 줄까? 나는 여기 앉아서 일 주일, 한 달, 일 년 후 상황을 예측하기 때문이야. 그게 다야. 그런데 오늘 밤은 유감스럽지만 내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군.

  샘: 그래서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는 것을 전부 매각하겠다고요?

  존 회장: 그래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샘: 시장을 죽이는 행위입니다.

  존 회장: 나도 알아.

 

샘은 존 회장의 지시를 완벽하게 수행했고, 그 결과로 회사는 월 스트리트에서 살아남았다. 샘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이기적인 회사에 환멸이 나 이 업계를 떠날 것을 다짐하고 회장을 찾아갔지만, 존 회장은 태연하게 스테이크를 썰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돈이 뭐라고. 그건 그냥 인간이 만든 거야. 그 그림 종이가 있어야 서로 죽이지 않고 먹고 살지. 

이런 일들은 그냥 계속 반복되는 거야. 통제하거나 멈출 수가 없어. 우린 그저 대응할 뿐이야. 

승자와 패자의 비율은 언제나 같아. 세상엔 행복한 부자와 불행한 거지만 있지. 절대로 안 변해.”



 주가 차트를 예의 주시하면서 하락장을 잡아 최적의 매수 타이밍을 잡으려고 애쓰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상은 빗나갔고, 규칙을 찾기 힘든 난해한 그래프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여기에 감히 거금을 배팅하는 것은, 흡사 도박과 같다고 느껴졌다. 그 와중에 예측도 못한 사건/사고도 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했고, 언론 매체는 항상 결과론적인 해석과 책임지지 않는 전망을 헤드라인 기사로 내놓았다. 그 혼란 속에서도 굳건히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나는 아직도 세상을 보는 식견이 한참 짧은 것을 느낀다. 그리고 실화에 기반한 영화 내용처럼 어떤 기관이 의도적으로 개입하여 금융 시장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시나리오도 현실에서 충분히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면서 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다.

 

'진정한 가치는 무엇이고, 누가 부여하는 것인가'. 가령, 내가 동네 마트에서 몇 천원짜리 평범한 사과를 사서 많은 사람들 앞에 '이 사과는 인류가 화성에서 재배한 최초의 사과'라고 사기를 쳤는데,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면 그 사과의 실제 가격이 오를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또, 현금 지폐 사용이 줄어든 지금 나의 자산은 그저 전산망 속 숫자로만 존재하고 그 가치가 실제로는 어떤 형태로,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


누가 승리자인가. 존 회장이 말했듯이 돈은 불완전한 인간의 발명품이며, 그저 사회적으로 합의된 종이 물건에 불과하다. 매일 오르락내리락 하는 주식 시장 역시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과 비이성적인 감정도 함께 반영되어 출력되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숫자도 마음만 먹으면 누군가의 의도로 조작이 가능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딜레마 속에서 존 회장과 같이 미래를 미리 내다보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을 희생시키는 이기적인 선택을 단행하고, 자기 합리화를 시키며 윤리 의식이 결여된 권력자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경쟁 사회에서 인간이 살아남는 방식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분수에 안 맞는 집과 차를 원하고 그들이 잘 살게 만들어준 건 우리의 자비로운 손가락 덕분이야. 

우리가 손을 떼면 전 세계가 빠르게 공평해질 거고 사람들은 공평한 걸 안 좋아하지. 돈에만 환장한다고. 

그러면서 순진한 척은 다하고 돈이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고 해. 난 그런 위선이 싫어.”



오늘도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대화가 일상처럼 오고 간다.

“그래서, 이걸 지금 팔아야 하냐?” "지금 들어가도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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