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또한 지나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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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 또한 지나간다네 ”
- 에크하르트 톨레 著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를 읽고 -
* 이 책은 대단한 지식이나 흥미로운 사실, 혹은 새로운 정보를 다루지 않습니다. 그런 건 이미 세상에 차고 넘칩니다. 여러분의 손에 들린 아무 기기에서 버튼 하나만 눌러도 정보는 끝없이 쏟아집니다. 우린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으니까요.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무언가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지금, 또 오늘을 살아가는데 어떤 마음이 필요할까.
이제 겨우 새해의 두 번째 달을 지나고 있을 뿐인데, 새해라는 말이 무색하게 벌써 무언가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내가 해야 할 일인지, 그저 그 일을 하고 있는 내 머릿속인지 알 길이 없다. 차분히 하나씩 평온하게 나아가자던 다짐은 어느새 구석으로 밀려나 있고, 또다시 무엇에 쫓기듯 하루를 넘기고 있다. 어쩌면 지금의 분주함은 해야 할 일의 양 때문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붙들고 놓지 못하는 마음 때문은 아닐까. 이럴 때 누군가는 다 때려치우고 훌쩍 떠나고 싶은 말을 하는가 싶다가도 그런 비겁한 용기는 없기에 애써 고개를 저어본다.
*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무를 때 비로소 과거에 대한 후회도 미래에 대한 불안도 사라집니다. 그 고요함 속에서 참된 지혜와 사랑이 솟아납니다. 사랑에는 특별한 조건이나 형태가 필요치 않습니다. 이 순간에 집중하면 내면의 여유가 생겨나고, 사랑도 자연스레 찾아옵니다. 사랑에는 정해진 틀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잘했고, 뛰어났고, 영광스러웠던 순간을 자주 생각하는가 아니면, 못했고, 뒤 쳐졌고, 처절함에 몸부림쳤던 순간을 자주 생각하는가. 이상하게도 기뻤던 순간은 짙었지만 그만큼 짧았다. 그에 반해 우려했던 순간들은 겪고 나면 생각보단 그리 강하지 않았지만, 은은하게 아주 오래 남는 듯했다. 결국 과거의 생각은 후회로 미래의 생각은 불안으로 점철되는 지금 이 순간은 온전하지 못하다. 어째서인지 요즘은 과거의 후회도 미래의 불안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몸과 마음에 먹구름을 드리운 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랑비에 흠뻑 젖어가고 있다.
* 이전에 보이던 것들은 사라지고 또 다른 형태가 만들어집니다. 하늘 위 구름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생겨났다가 없어지기를 무수히 반복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먹구름도 결국 여느 구름과 다르지 않다. 선명하게 몰려왔다가도 어느새 옅어졌고, 영원할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모양으로 바뀌어 있었다.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도 그러했을 터인데. 그럼에도 나는 그 순간의 감정이 전부인 양 붙들고 있었고, 사라질 것을 붙잡느라 스스로를 더 무겁게 만들었다.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세상의 이치대로라면, 지금의 이 복잡한 것들 또한 언젠가 흩어질 하나의 구름 뿐일 텐데 말이다.
* 과도한 생각을 내려놓고 그저 모든 것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세요. 먼저 사람들과의 관계가 달라질 겁니다. 관계 속에서 상대에게 크고 작은 요구를 하지 않게 됩니다. 더는 다른 사람을 통해 내 존재를 증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그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를 쓰지도 않습니다.
끊임없이 나는 나를 재고 있었고, 그 잣대를 그대로 들이밀어 누군가를 재고 있었다. 말 한마디에 의미를 덧붙이고, 작은 변화에도 마음을 흔들었다. 때론 스스로를, 때론 누군가를 몰아세웠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먹을수록 맛이 무뎌지는 당근보다, 맞을수록 아픈 채찍이 말을 더 달리게 한다는 생각은 목구멍 속 가시처럼 빼내려 해도 빼기 힘든 진실과도 같았다.
그러나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면, 훨씬 더 단순해질까. 비교하지 않고, 요구하지 않고, 일단 함께 있는 시간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부터 한다면. 그럼 우리는 좀 더 관대한 모습일 수 있을까.
새해의 다짐이 벌써 희미해졌고 해서 모든 것이 어그러진 것은 아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하루 속에서도,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을 내려놓고 지금을 느끼는 순간을 만드는 것. 흘러가는 생각을 그저 바라보는 것. 아직은 무엇이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어쩌면 지금처럼 숨 가쁘게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단 하나만큼이라도 더 옳은 선택일 수도 있다. 결국 평생이라는 시간에 걸쳐,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이 삶을 마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조급함 대신 고요함에, 불안 대신 여유에 자리를 좀 더 내어주려 한다. 비로소 휩쓸리듯이 아니라, 스스로의 발걸음으로 오늘을 건너갈 수 있도록 말이다.
* 책의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Eckhart Tole)는 달라이 라마, 틱낫한과 함께 21세기를 대표하는 3대 영적 지도자로 꼽힌다.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영성 저자’이며, [왓킨스 리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적 지도자 1위’로 뽑은 우리 시대의 현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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