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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지배받는가 - 모기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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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진섭
댓글 0건 조회 6,405회 작성일 19-04-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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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지배받는가


- 모기룡

요즘 미디어를 통해 ‘갑질’에 관한 뉴스를 자주 보게 된다. ‘갑질’이란 “계약 권리상 갑을(甲乙)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우월한 신분, 지위, 직급, 위치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에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행동(위키피디아)”을 말한다. 기사의 양만큼이나 갑질의 종류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기업 오너일가가 회사 직원들에게 행하는 폭언 및 폭행과 같은 ‘오너형 갑질’을 비롯하여 대기업이 하청업체나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무리한 상품납품을 강요하는 ‘밀어내기형 갑질’, 대기업들이 일자리를 미끼로 최저 시급 이하의 급여를 제공하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열정페이’, 그리고 매장 고객이 매장 점원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인격적 모욕을 주는 ‘백화점 갑질’ 등이 있다1. 이러한 ‘갑질’의 사례들은 각각의 상황과 대상이 다르지만, ‘갑질’의 정의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권력에 대한 위계가 존재해야 성립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거의 봉건적 신분제가 폐지되면서 현대 사회는 인간의 평등을 강조하는 시대로 변모했다. 하지만, ‘갑질’에 대한 사례에서 보듯이, 현대사회에도 여전히 위계 관계가 존재한다. 사회적인 평등을 강조하는 공산주의 사회에서도 위계 사회는 존재한다. 왜일까? 책은 그 이유를 근본적인 곳에서 찾는다. 처음부터 사회는 권력 위계를 제거를 원치 않았으며, ‘신분제’, ‘노예제’와 같은 ‘잘못된 권위’를 제거하려는 움직임이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사회가 이루고자 했던 것은 ‘정치적 평등’과 ‘경제적 평등’이지 ‘권력의 평등’이 아니었으며 ‘권력의 위계’는 사회구조 속에서 제거할 수 없다고 책은 말한다. 가장 큰 이유는 권력의 위계는 사람의 ‘마음’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권력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타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의지가 존재하면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우리는 사회 구조에서 권력의 위계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 알맞은 보다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위계 관계형성을 도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권력의 특징 및 종류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는 아래의 표와 같이 권력을 구분해 놓았다.

권력의 종류 획득 단계 사용 단계 폭력적 권력 강자의 일방적 강요에 의해 발생. 강자의 힘을 이길 수 없다면 벗어날 수 없으므로 갑질이 흔히 일어남. 비폭력적/정상적 권력 상호 동의에 의해 발생. 갑질이 있을 수 있으나 권력관계의 청산 또는 보복이 따를 가능성이 큼.

 

표에서 보듯이 권력은 획득하는 방법이 폭력인지 상호 동의인지에 따라 나눌 수 있다. 먼저, 폭력적 권력은 획득단계에서 상호 동의 없이 강요나 폭력에 의해서 형성되는 권력 구조로 주로 피지배자의 동의가 없이 발생하는 권력이다. 동의가 없이 발생한 권력이기 때문에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지배자가 피지배자에게 폭력을 가하는 악순환이 비일비재하다.

반면, 비폭력적/정상적 권력은 상호 동의 하에 획득한 권력 관계로 도덕적으로 문제 없는 권력관계이지만, 서로의 동의가 깨졌을 때에 관계가 쉽게 깨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현대사회에는 폭력적 권력보다 비폭력적/정상적 권력을 바람직한 권력 구조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정부나 기업의 조직 문화는 비폭력적/정상적 권력 구조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비폭력적/정상적 권력 구조에서 위계 유지를 위해서 지배자는 ‘피지배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과 ‘도와줄 의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피지배자가 지배자의 능력에 도움을 받기 위해 지배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만 동의가 계속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배자는 피지배자의 자발적 위계 관계 형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이렇게 피지배자는 지배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 지배자는 권력 구조 유지를 위해 서로가 노력하면서 사회는 발전해왔다.

물론, 위의 갑질 사례와 같이 상호 동의 조건이 깨지지 않을 시에 비폭력적/정상적 권력도 폭력이 발생할 수도 있다. 비폭력적/정상적 권력도 완전한 권력 구조는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며칠 전 회사 직원들에게 ‘갑질’을 일삼던 한 기업의 오너가 직원의 고발로 인해 여론에 뭇매를 맞고 결국 대표이사직을 상실한 것처럼 비폭력적/정상적 권력은 ‘을’이 ‘갑’에 의해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폭력적인 권력보다는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간혹, 사람들은 위계 구조를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위계 구조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며 꼭 필요한 것이다. 다만, 폭력적 위계 구조가 형성되거나 위계 구조가 갑질로 변질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지배자와 피지배자 모두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언론은 위계 구조가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상 감시해야 한다. 이렇게 모두가 노력할 때, 우리는 더욱 바람직한 사회가 될 수 있으며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참조

  1. 끊이지 않는 ‘갑질’의 역사, 유형을 진단해 보면 - 이코노믹리뷰”. 2016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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