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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융 – 기억 꿈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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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성준
댓글 0건 조회 8,215회 작성일 19-03-3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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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융 – 기억 꿈 사상> 칼 구스타프 융

 

  읽기 수월한 책은 아니었다. 명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책과 추상적인 개념을 내포하고 있는 책 둘 중에 이 책은 자명하게도 후자에 속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책은 사실 전자이기에 이 책을 읽는 데에는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어쩌면 정신 분석학이나 분석 심리학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이 부족해서 책에서 다루는 개념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입문을 읽으며 느꼈던 어려움과는 분명 다른 종류였다. 프로이트의 경우 대학 강연을 잘 갈무리 해 놓은 저서였기에 학술적인 문체로 인과관계가 명확하여 개념 자체를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그 개념을 직관과 일치시키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책의 경우, 칼 융의 자서전이고 자신의 유년기부터 시작하는 인생에 대한 회고록이기에 학술 논문을 읽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에세이 같은 문체로 인해 학문적 개념을 캐치하는 데 무척이나 어려웠다. 칼 융이 일생동안 탐구하고 사고해온 원대한 사상이 문장 문장마다 숨어 있어 이를 알아차리기에 무척 벅찼다.  임상 의사로써 본인이 치료한 수많은 환자들에 대한 사례를 중심으로 그가 발전시킨 다양한 분석 심리학의 개념들이 간접적으로 표출되는데, 이에 대한 사전적 지식이 없는 채로는 그것이 주는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는 없을 듯하다. 인간이 진화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오랜 경험을 통해서 저장해 온 모든 잠재적 기억흔적인 `집단 무의식', 여성의 무의식 속에 있는 남성적인 요소로 불리는 `아니무스' 등의 개념들을 별도로 찾아 보고서야 ‘아 이러한 관찰이 이러한 사고과정을 거쳐 이러한 개념을 발전하였구나’가 간신히 보이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서전을 읽기 위해 시간을 들이는 것에는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모호하긴 하지만 현대 심리학의 원형을 개척한 사람의 사고 과정을 한번 따라가 보았다는 것 자체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인간의 무의식이란 영역을 프로이트와 함께 최초로 개척한 선구자라는 점에서 그의 생애를 한번쯤 따라가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의 유년 시절 부터의 경험과 정신과 의사로써의 경험을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고 자세하게 기술함으로써 그가 어떻게 무의식 층에 대한 인지를 하게 되었는지, 자기 원형의 개념을 정립할 수 있었는지를 따라가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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