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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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지구의 주인은 인류다. (사실은 인류를 제외한 다른 것들의 동의 없이 점령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하지만 처음부터 우리가 이 지구를 지배했던 것은 아니다. 유인원에서 갈라진 하나의 종이었던 ‘호모 속’은 백만년이나 되는 세월 내내 중간의 위치였다. 맹수들이 먹고 남긴 것을 겨우 먹을 수 있었고, 돌이나 석기로 가끔 동물들을 잡아먹을 수 있었다. 호모 속에서 또 갈라져 나온 우리는 호모사피엔스다. 마찬가지로 그리 특별한 동물은 아니었다. 7만년 전, 여전히 그리 중요하지 않은 하나의 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발을 내딛고 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라는 책은 별다를 것 없던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는가에 대해 통찰력 있게 전달한다. 그가 전했던 큰 주제엔 인지혁명, 과학혁명이 있다.
1. 인지혁명
사피엔스, 즉 인간이 강력한 동물이 될 수 있었던 기반은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인간 말고도 여러가지 동물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데, 어째서 그게 특별한 능력인것인가?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공동체는 단순한 개인이 모인 무리와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동물이 형성할 수 있는 공동체의 숫자는 제한적이다. 호모 사피엔스 역시 7만년 전에는 많아봐야 100명 정도의 사람이 공동체를 이뤘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우리는 ‘가상의 실재’를 믿기 시작했다. 우리는 어쩌다가 국가, 법, 회사, 종교와 같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믿을 수 있게 되었을까? 기원을 알 순 없지만 이런 것들은 한 번 믿기 시작하면 막강한 힘을 얻을 수 있다. 서로 모르는 사람이 한가지 목표를 향해 매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피엔스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에서 벗어나 가상의 것을 상상하고, 창조하기 시작한 사건을 ‘인지혁명’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인지혁명 이후, 사피엔스는 ‘이중의 실재’속에서 살게 되었다고 말한다. 한편으론 강, 나무, 사자와 같은 실재가 있고, 다른 한편으론 신, 국가, 회사 등의 가상의 실재가 존재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상의 실재는 점점 더 강력해졌고, 이제는 가상의 실재들이 정말 존재하는 것들을 좌우한다.
2. 과학혁명
또 하나의 엄청난 혁명은 불과 500년 전에 일어났다. 그 전까지 대부분의 인간은 진보를 믿지 않았다. 인간의 창의성으로 자질구레한 것들을 해결할 수는 있었지만 세상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역사에서 수학은 난해한 분야였고, 교양 있는 사람들도 수학을 진지하게 공부한 예는 드물었다. 중세시대 까지만 하더라도 논리학, 철학, 신학이 성행했다. 하지만 지금 이러한 학문을 배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배우고 잘하기를 강요 받는다. 또한 다른 학문이 스스로를 수학적 도구를 이용한 과학이라고 소개한다. 과학은 무지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아직 모르는 중요한 것들이 많다는 생각과 과학적인 발견이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맞물렸다. 계몽이 일어난 것이다. 과학적인 관찰을 수학이라는 언어를 이용하여 정립했다. 그리고 실제로 과학을 응용하여 문제를 풀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혁명적인 시대를 맞이했다. 인류는 더이상 가난, 질병으로부터 나약하지 않았다. ‘죽음’ 조차 이제는 기술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재정의 내렸다.
이제, 현재에 초점을 맞춰보자. 인간의 능력이 매우 커졌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의 목표를 확신하고 있는가?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노를 젓는 배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우주왕복선을 만들고 있다. 우리의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어떤 방향을 가지고 우리가 발전했던 걸까? 역사를 되돌아보자. 과학 혁명이 일어난 이후 지금까지의 발전과정은 이데올로기에 맞춰왔다. 왜냐하면 과학 자체의 목적은 순수한 지적 호기심이지만, 자금을 대주는 사람들에게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시기에 군사기술이 비약적으로 도약한 것도 당연한 맥락이다. 정부와 기업의 금고가 실험실로 흘러가기 시작한 이유는 그 연구가 정치적, 경제적인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순수한 지적 호기심에 기인하여 탐구하지만, 이데올로기를 항상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 자체는 우선순위가 없다. 과학은 응용처까지 정해주지 않는다. 과학의 쓰임은 그 시대의 목적에 맞게 설정되며, 그 목적은 정부나 기업과 같은 지배자들이 결정한다.
어느때보다 과학이 강력한 힘을 떨치고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과학에 의해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과학의 발전이 두렵기도 하다. 1945년 지구를 붕괴시킬 수 있는 핵무기의 등장이 그랬고, 머지않아 인공지능이 인간을 상회하는 '기술적 특이점'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에 의한 힘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커지기 전에 인류가 어디에 방점을 찍고 나아가야 할 지 더욱 고심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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