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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모네 – 리처드 와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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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규섭
댓글 0건 조회 5,437회 작성일 19-03-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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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모네 – 리처드 와일즈

이규섭

 

많고 많은 화가들 중 내게 가장 친숙한 서양 화가를 꼽으라면 역시 모네가 먼저 떠오른다. 원래 무지한 분야의 기호는 무엇을 먼저 접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모양이다. 태어나서 처음 본 미술 전시회가 모네 특별전이었던 것을 돌이켜보면 이 가설이 꽤나 정확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 때 본 것들이 내가 그림을 보는 기준이 된 것 같다. 화려한 색채, 눈이 시린 듯한 빛. 미술에 대한 조예가 부족한 만큼. 나는 그림을 볼 때, 주로 그 두 가지 요소의 아름다움만을 그저 감상한다. 그럼에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신기한 일이다. 강렬한 이미지는 보는 이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괴랄하고 강렬할 뿐인 색의 배치가 아니라 아름답고 다채로운 색의 향연이다.

 ‘인포그래픽 모네’는 모네의 일생과 작품을 인포그래픽의 형태로 정리했다. 1840년 야채상의 아들로 태어난 모네는 가업을 잇기를 원하는 부모의 기대와는 다르게 화가의 길을 택한다. 군 복무 후 샤를 글레르로부터 사사를 받고, 이후 동료들과 앙플레네르(en plein air : 야외에서 직접 풍경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실험적인 기법으로 초기 인상파에 큰 영향을 줌.) 기법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시도하였다. 이후 르누아르 등과 결성한 ‘무명 예술가 협회’에서 연 첫 전시를 열었고, 그 즈음을 인상주의의 시작으로 본다. 그 전시에서 모네의 ‘해돋이’는 평론가 르누아에게 비꼼을 당한다.

 

“인상이라고! 확실히 그렇지. 나 역시 인상을 받았으니까. 어떤 그림에나 인상은 있게 마련이니… 더구나 얼마나 자유로워! 얼마나 그리기 편해! 벽지무늬용 밑그림 조차도 이 바다풍경보다는 완성도가 높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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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돋이, 1872, 클로드 모네 ] 


 이후 모네는 평생에 걸쳐 인상주의의 특징을 실험하는 작품을 그린다. 재밌는 점은 시간이 흐르며 그가 사용하는 물감에서 어두운 계열이 점점 사라지며, 단순해 진다는 것이다. 1900년 이후로는 그가 사용하는 물감은 8가지로, 1919년 경에는 6가지로 줄어든다. 모네의 작품이 가지는 특징을 요약하면, 하나는 빛과 그림자에 대한 다채롭고 강렬한 묘사이고, 또 하나는 집요할 정도로 완성도를 추구하는 연작이다. 이는 이제와 그의 상징과도 같은 수련 연작에서 드러난다.

기억 속의 모네 전시는 절반 이상을 수련 그림이 차지하고 있었다. 반짝거리 듯 다양한 색을 발하는 물 위에 밝은 연꽃이 떠있다. 그는 말년에 자신의 정원을 만들어 그곳에서 지속적으로 수련의 연작을 그렸다. 그는 같은 장소의 같은 풍경을 반복해서 그리는 것으로 빛, 날씨, 대기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그 감각을 담아내고자 했다. 약 30년에 걸친 그의 수련 연작은 250점에 달하며, 수련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풍경을 연작을 통해 그려내었다. 정신이 아득할 정도로 색채에 집중한 그의 작품을 보면, 풍경에 나타나는 빛과 색채를 담아내기 위한 그의 집요함을 그림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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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련 , 1916-1922, 클로드 모네 ]                                                                                         [ 수련 , 1919, 클로드 모네 ] 

 

모네의 작품은 보는 재미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서두에서 말했듯, 모네에 대한 나의 기호는 그저 닻 내리기 효과(Anchoring Effect)의 일종이라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작품에 담긴 열정을 느낄수 있다는 점도 그의 작품을 사랑하게 만드는 요인이라 생각한다. 같은 형상의 그림을 수십 개나 보는게 뭐가 재밌냐고 하겠지만, 눈에 담긴 것을 캔버스에 온전히 담기 위한 노력, 하나의 풍경에 담긴 것들을 조금이라도 더 표현하겠다는 의지는 장인 정신을 느끼게 한다. 그러한 점에서 그의 작품은 비슷해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다채로워 진다. 강한 자극도 반복되면 무뎌지는게 우리의 감각 기관이다. 하지만 그의 연작을 볼 때면 반복적인 형태에 질려버린 법도 한데, 어느 새, 또 다른 느낌의 정원에 들어선 나를 발견한다. 

그의 작품은 말년으로 갈수록 형태를 중시하지 않고 추상화의 형태를 띤다. 책에서는 이를 백내장 발병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고 추측한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그의 투혼은, 불완전한 작품은 몇 십 점이고 찢어버린 그의 완벽주의는, 그의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한다. 언젠가 다시 한번 그의 전시를 보게 되면 또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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