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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 - 히사이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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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호
댓글 0건 조회 6,058회 작성일 19-02-0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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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은 기억의 열쇠이다. 영상도 사진도 기억과 쉽게 이어지지만, 아무래도 기억의 서랍에서 쉽게 꺼낼 수 있는 것은 음악이다. 가령 영화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본 사람이라면 주제곡 "The Phantom of Opera"의 주 멜로디를 듣는 순간 벽을 사이에 두고 노래를 부르는 크리스틴과 유령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다른 예로, 누구나 한번쯤 길을 가다가 어렸을 때 자주 듣던 노래소리가 들리면 어릴 때의 기억과 감정, 그 노래를 좋아하던 그 사람, 그리고 그와 함께 보낸 추억등 다양한 감정이 복받쳐오르는 경험을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음악에는 생명력이 있고, 숨겨진 기억을 꺼내어주는 힘이 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있지만, OST (Original Soundtrack)과 같은 특이한 형태의 장로도 많지 않다. 종이 위 악보의 형태로 기록되어 순수한 소리의 형태로 기억되는 여타 장르의 음악과 달리 OST는 영상의 형태로 기록되어 소리와 영화 혹은 드라마의 장면이 연상된다. 그렇기에 OST를 작곡하는 사람은 그 영화나 드라마의 줄거리와 주인공들의 감정, 그리고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철학을 음악 안에 담을 수 있어야한다. 잘 만들어진 OST는 영상의 분위기를 한측 업그레이드 시키지만, 미숙한 OST는 영상의 퀄리티를 떨어트린다. 그래서 OST 작곡가는 어느 작곡가들보다 그들의 음악에 대한 평가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 OST는 영상과의 앙상블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영화들의 OST를 담당한 작곡가 히사이시 조는 자신의 책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를 통해 작곡가로써 가지고 있는 본인 만의 작곡법, 노래를 만들면서 걲어온 다양한 경험, 그리고 작곡가의 신념 등을 이야기한다. 취미로 간간히 작곡을 하는 나로써 그의 책에 담겨져있는 다양한 작곡 철학은 생각할 여지를 많이 불어주었다.

 예를 들어, 작곡가는 감성적이야 하지만 감정적이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적혀있다. 작곡을 취미로 해서 그런지 나는 간혹가다가 영감이 떠오를 때가 있다. 어두운 밤 늦은 시간에 퇴근을 할 때, 날씨가 좋은 날 자전거를 탈 때, 교회에서 성경 공부를 하면서 깨닳음을 얻을 때 등 다양한 순간 다양한 감성이 나에게 멜로디를 준다. 때로는 감정이 영감을 주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화가나는 분노의 감정, 지치고 슬플 때의 눈물의 감정, 홀로 될 때의 외로움의 감정 등 감정이 멜로디를 주는 경우도 생각보다 잦다. 그러나 히사이시 조는 감성이 준 멜로디는 그 감성이 주는 공감대가 작곡된 곡이 공감되는 곡이 되도록 만들어주는 반면, 감정적으로 지은 곡은 그러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 말한다. 이말이 참 일리가 있는 것이, 감정적으로 적은 곡은 만드는 당시에는 참 좋은 노래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을 경험한다. 어쩌면 순간의 영감으로 지어진 노래는 예술 음악이 될 수는 있어도, 지속적으로 회상되는 보편적인 음악이 되기는 어려운 것일까?

 히사이시 조의 책은 작곡에 관련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논문을 쓰는 연구자들로써 배울 점도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작곡과 논문 작성에는 공통점이 많다. 평범하면 안되고 창조적인 무언가가 담겨져 있어야 한다는 점, 특출난 아이디어와 영감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준다는 점, 작성을 위해서는 자신을 극한의 한계로 몰아내는 노력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 새벽 늦은 시간에 작성이 잘 된다는 점 등, 작곡과 논문 작성은 여러모로 닮았다. 히사이시 조는 좋은 노래를 작곡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과 만남을 가지면서 늘 새로운 음악에 대한 생각을 한다. 그리고 하나의 영감이 떠오르면 그 영감이 온전한 음악이 될 수 있도록 몇날 밤을 새며 끈질기게 그 영감을 붙들어 일을 한다. 그렇게 그는 평생의 삶 동안 작곡을 하였고, 작곡을 하고 있다.이러한 히사이시 조의 삶은 나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논문을 쓰고 연구를 하기위해 나는 영감과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경험과 만남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말고, 그렇게 얻은 아이디어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끝까지 밀고 나가는 끈기가 나에게 필요하다. 올해부터 시작된 나의 박사 과정 기간 동안 그러한 끈기와 열정이 배워지고 습관화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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