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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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 김수현
- 이 승 환 -
한동안 이 책이 SNS상에서 유명세를 탔던 기억이 난다. 출판사는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있는 그대로 충분한 당신에게 전하는 진짜 위로’ 등의 홍보문구를 내세웠고, 댓글 창에는 “이 책을 통해 ‘힐링’을 할 수 있었다.”라는 한 줄 평이 주르륵 이어지곤 했다. 본래 이러한 분류의 책을 보면 너무 낯이 간지러웠다. 자기 성찰 등의 스스로 하는 수양을 통해 정신을 정화하는 것을 높은 가치로 삼고 있는 나이기 때문에, 책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는 다소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얼마 전 친한 친구에게서 이 책을 추천받았다. “에이 무슨 힐링이야. 그냥 자기계발서같은 에세이인데, 어떻게 책한테 힐링을 받아?” 하면서 역정을 내는 나에게 친구는 밑져야 본전이니까 기회가 되면 한 번만 읽어보라고 권했다. 친구의 부탁 때문인지, 무슨 내용이 실려있길래 유명세를 탔는지 궁금하여 머리말부터 한 장씩 읽었다. 가볍게 읽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책장을 넘기는 마음가짐에서 책의 내용을 평가하려는 마음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저 즐기는 마음으로 읽었다.
사회 심리학을 누구나 읽기 편한 에세이로 풀어내고 싶었다는 작가가 쓴 머리말을 보면, 우리는 어릴적 슈퍼 히어로를 꿈꾸었지만, 세상이 아닌 나를 구하는게 최고 우선순위가 된 어른이 되었다고 한다. 애매한 경력, 애매한 실력, 애매할 어른으로 자란 우리는 모두 어른을 연기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던진다. 내가 아닌 것을 시기하지 않으며 차가운 시선을 견디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어릴때는 못느꼈는데, 성인이 된 이후로 세상은 그리 따뜻한 곳이 아니었다. 위선에 찬 사람들이 저지르는 부조리가 넘쳐났고, 몇몇 사람은 자기 영역에 철저하게 선을 긋지만, 남의 영역은 존중하지 않고 마구 침범했다. 평범한 사람들도 기회만 생기면 순위를 매기고 차별과 멸시를 즐기곤 했다. 그동안의 나를 돌아보면 이렇게 냉담한 사회에서 초라해지고 싶지 않았고, 내가 냉담한 사람으로 변하는 것 같아서 그러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곤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에 찬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차별과 모욕으로 얻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왜 많은 사람들은 불행한 마음에 허우적 거리는가?” 과 같은 질문에 답을 찾다가 개인의 불행과 불안은 내면에서 발생하는게 아닌 타인 및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고사는 일에 대한 불안 말고도 타인을 믿지 못한다거나 경쟁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겪는 상실감 등이 우리에게 스며든다. 그렇게 우리는 불필요한 것들에도 부끄러움을 느끼고 모욕에 주눅들었으며,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거나 다른 사람을 깎아내린다. 반면에 성격이 여린 사람은 아무 문제 없는 자신을 탓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힘도 없이 항복하고 탈진한다.
그러다가 이렇게 차가운 세상에서 인간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면 초라함을 느낄 필요도 없고,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을지라도 내가 나를 존중하면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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