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노래 – 미야시타 나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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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노래 – 미야시타 나쓰
이규섭
음악은 감동을 자아내는 이야기의 소재로 자주 이용되는 장치다.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서 더욱 풍성한 하나의 소리를 내는 모습은 다원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상을 음악의 형태로 구현한 것만 같은 감동을 준다. 여기에 각기 다른 인물들의 사연이 더해지고, 마지막에는 공연을 통해 하나의 점으로 모이는 구도는 상업 소설의 전형적인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기쁨의 노래>는 이른 시기에 좌절을 맛본, 조금은 불안하고 조금은 뒤틀린 사춘기 소녀들의 이야기다.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의 딸인 레이는 어머니의 지론인 자유로운 음악교육을 굳게 믿었지만, 지원했던 예술고등학교에 떨어지며 그 모든 것에 회의를 느끼고 음악을 잊을 수 있도록 평범한 학교로 진학한다. 평범한 일상에 묻혀 음악과 점점 멀어지는가 했지만, 누군가가 그녀를 교내 합창 대회 지휘자로 추천하고, 다시금 음악에 얽히게 된다. 음악에 조예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예상대로 모두 오합지졸. 제대로 된 반주자도 없어 엉망인 반주에 엉망인 단원들, 그저 교내 행사일 뿐이라 의욕조차 없는 이들을 억지로 이끌어보지만 결국 우려대로 형편없는 공연으로 마무리 짓고 만다. 하지만 얼마 후 교내 마라톤 행사에서 꼴찌로 들어오는 레이를 응원하기 위해 반 친구들이 불러준 노래에 감동한 그녀는 우연히 얻은 기회에 다시 한번 친구들과 합창 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소설에는 다양한 소녀들이 등장한다. 부모의 등만 보고 자라다, 작은 실패에 무너져 버린 레이도. 어려운 형편 때문에 음악에 대해 열등감을 품은 치나츠도. 소프트볼 에이스였으나 심한 부상으로 모든 걸 잃고만 사키도. 남들과는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요시코도. 타인의 시선에서는 멀쩡해 보이지만 저마다 자신만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소녀들은 합창을 통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며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간다.
소설의 구성은 적당적당하다.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이 가지지 않은 것을 배우고, 모든 아이의 이야기에 관여하는 빡빡이 선생님은 직접 무엇을 가르치지는 않지만, 농담을 던지듯 아이들이 한 발짝 나갈 수 있도록 등을 떠미는 역할을 자처한다.
나는 성장소설을 좋아한다. 삶이 무엇인가라는 심오한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그것을 삶이 던지는 많은 질문에 답을 해나가는 과정이라 결론짓는다. 그런 관점에서 성장 소설은 인물이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에 대해 어떤 답을 내리는지를, 어떻게 답을 구하는지를 엿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자신의 삶을 위한 힌트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그 자체로 위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그 사실 때문에 나는 성장소설에 더 엄격해지고 만다. 인물에게 주어진 질문이 얼마나 현실적인가. 그 질문이 인물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질문인가. 주인공이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가. 그 고민과 갈등의 해소가 우리에게 진심이 담긴 말 한마디를 건네 줄 만큼 충분한 개연성을 가지는가. 그래서 흩어진 조각들이 하나로 모이는 순간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도, 소설의 말미에 아쉬움을 느꼈다.
어른들은 청소년기를 힘들게 보내는 아이들을 두고서 시간이 지나면 ‘철이 들어서’
정상적으로 돌아올 거라고 말하곤 한다. 그들이 말하는 대로 위기를 ‘모면’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 시기를 잊는다. 그러면 된 거라고들 한다. 하지만
어려움의 시기를 제대로 다루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시간의 흐름에 맡긴 많은 사람들은 어쩌면 아직도 그 시기에 발목이 잡혀있다. 살아가기 위해서 사회에 자신을 맞추는 법만을 배우고 자신을 제대로 마주할 기회를 놓친 그들이 과연 철이 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 당연한 어려움을 맞이해 방황하는 것을 비정상적이고 고쳐져야 하는 질환인 양 말할 수
있을까? 홍역처럼 앓고 나면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그들에게는 앞으로 나아갈
음악이 되어줄, 빡빡이 선생님이 되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섬세하고
유려하면서도 잔혹하도록 현실적인 성장소설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것은 이런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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