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 미나토 가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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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 미나토 가나에
소설은 ‘유코’라는 중학교 선생님의 한 학기 종업식 인사로 시작된다. 자신의 반 학생들을 앉혀놓고 한 학기 동안 수고 많았으며, 오늘은 자신의 7년 교직 생활의 마지막 날임을 밝힌다. 그녀는 차분하게 그 이유가 한달 전 쯤에 사고로 죽은 자신의 딸 ‘미나미’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고라고 밝혀졌었던 미나미의 죽음이 사실은 자신의 반 학생 ‘A’와 ‘B’에게 살해 때문이었음을 말하고 유코는 A와 B를 형사 고발하지는 않겠지만 조금 전에 그들이 마셨던 우유에 HIV 바이러스가 함유된 피를 섞어놓았다고 말한다. 형사 고발을 해 봤자 청소년 보호법에 의해 처벌은 없고 범죄자만을 유명하게 만들어서, 오히려 관심을 갈구하고 사는 A의 욕구만을 만족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유코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처벌을 하게 된다.
소설은 초반부 유코의 고백을 지나서, 범죄자 B인 나오키, 나오키의 어머니, 그리고 범죄자 A 슈아의 시각에서 같은 사건에 대한 독백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유코, 나오키, 나오키의 어머니, 그리고 슈아가 어떻게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외부 세계를 이해하고 인식하는지를 잘 살펴볼 수 있다. 작가는 나오키와 슈아가 살해를 계획하게 된 배경과 동기를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 때문이라는 것을 은근하게 암시한다. 하지만 유코가 자신만의 방식대로 그들을 복수하면서, 결과적으로 나오키와 슈아는 벌을 받게 된다.
이 소설에서 가장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는 모습은, 동일한 상황에 대한 인물들 각각의 시각이다. 물론 소설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딸을 잃은 유코의 시선에 공감하고 읽게 되겠지만,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이 낳은 아이들인 나오키와 슈아, 그리고 나오키의 어머니의 시선에서 동일한 상황을 재해석 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방식이다. 미나미의 죽음은 유코에게는 자신의 전부를 잃게 되는 것이고, 삶의 이유마저 흐릿해지는 사건이지만 슈아에게는 세상으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줄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미나미의 죽음은 나오키에게는 자신의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주는 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 정도로 여겨졌으며, 나오키 어머니에게는 사랑하는 아들의 앞날을 위해서라면 은폐하고 또 정당화 해야 할 대상이었다. 각 인물들의 고백은 지극히 자신의 입장에서만 세상을 바라보는 고백이었고, 4살배기 아이의 생명을 앗아갔음에도 죄책감이나 후회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괴물들의 고백이었다.
괴물은 선천적이지 않다고 본다.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회의 요구 사항과 가정환경이 슈아를, 나오키의 어머니가 나오키를 괴물로 만들었듯이 실제 우리 주변도 마찬가지이다. 괴물들을 만들어내는 이런 현대 사회를 욕하고 손가락질 하는 행위는 결코 나 자신을 제외하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상식이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엽기적인 사건 사고들을 보고 있자면, 지금도 우리는 자발적으로 또 비자발적으로 괴물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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