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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 서태후, 펄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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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환
댓글 0건 조회 6,054회 작성일 18-11-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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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청나라 황제 함풍제의 비인 서태후는 중국의 여후, 측천무후와 더불어 3대 악녀로 꼽힌다. 권력에 대한 욕심이가득하여 잔인한 일도 서슴지 않았던 서태후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그려낸 소설이 있다. 펄벅의 “연인서태후”가 바로 그 책이다. 펄벅은 서태후를 한 나라의 태후이기 이전의 여자로서의 생애에 초점을 맞추어 서태후의 모습을 그려낸다. 서태후는 만주족출신의 몰락한 가난한 집안의 딸로 이름은 예흐나라였다. 사촌동생 사코다와 15살에 간택되어자금성에 입궁하였으며, 그 때부터 다른 처녀들과는 다르게 당차고 당돌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이 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파악하여 행동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이런 모습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태후의 모습일 것이다. 그녀의 이면에는 한 가지 큰 고민거리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인한 가슴앓이, 그리고견디기 힘든 고독이었다. 간택이 되지 않았다면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던 영록과 결혼하여 여생을 함께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 고통은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게 했으며, 심지어는 함풍제조차도 그녀의 그런 마음을 알았다. 예흐나라는 자신의 외로움을 공부와 그림으로 달랬고, 타고난 권력욕으로 황후의 자리에 오르길 원했다.

 입궁 당시 사코다는 황후였던 친언니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황후로 간택이 되었으나, 예흐나라는 후궁으로 간택되었다. 사코다가 딸을 낳은반면 예흐나라가 후계자인 아들을 낳자, 예흐나라의 입지는 점점 커졌다. 그러던 찰나 함풍제가 죽자 그녀는 사코다와 함께 태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사코다는 동쪽에서 지낸다하여 동태후, 예흐나라는 서쪽에서 지낸다하여 서태후라불리우게 된다. 서태후가 아들을 낳은 후로 둘 사이는 예전처럼 좋지 않았으며, 결국에는 서태후의 계략으로 동태후는 죽게 된다. 서태후는 풍부한 지식으로 나라의 문제를 해결하였으며, 누구보다 청나라의 안위를 걱정한다. 백성들이그녀는 노불야(늙은 부처)라고 부를 정도였으니 우리의 생각대로 통치 기간 내내 잔인하고 백성들을 외면한 통치자는아니었던 것 같다. 작가는 서태후의 이면을 보여주는 서술을 한다고 하였으나, 그 이면은 다양하지 않고 그녀의 외로움만이 부각되고 있을 뿐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외로움을 잊기 위함이었으며, 정사에 매진하는 것도 외로움때문이다. 사랑하는 남자와 살지 못하고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던 운명이었던 서태후의 외로움은 그녀를 우아하게 만들었다가도 잔인하게 만들었다. 함풍제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영록 생각으로 마음아파하고 어떻게 하면 그를 높은 직급으로 만들어 자신의 앞에 둘까만을 고민하는 모습은 그녀의 새 면을 봤다고 하기보다는 역시 서태후답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소설 속의 서태후를 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혹시 애정결핍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때부터 집안의 궂은 일은 다했다고 하니, 가족의 사랑은 받았으나 그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남자와도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이고, 아들도 본인보다는 양어머니인 동태후를 더 좋아하니, 다른 이의 애정을 충분히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황후, 태후의 자리에 오르고 나서는 사람들이 그녀를 따르는 것은 그녀자체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녀가 주는 대가를 얻기 위함이었을 것이니 그녀는 제대로 사랑을 받은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러한 결핍에서 오는 외로움과 헛헛함을 권력으로 채우고자 하였고, 그 결과 아들의 부인도 자결하게 만들고, 자신의 앞길을 막는 사람들을 모두 제거하는 잔인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더불어 여름궁전 이화원을 무리하게 공사하려고 하는 그녀의 모습은 내면의 외로움을 물질적인 것으로 채우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소설 속의 서태후는 흔하게 알려진 모습과 달리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불쌍한 여자로 그려져 역사가 미화한 것이 아닌가하는 비판을 하게된다. 그녀의 권력욕과 잔인함을 외로움이라는 이유를 들어 서태후의 악행을 합리화하는 것 같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의 이면을 그려냈다고 하지만 악녀라는 평가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태후의 모습을 보면 세상에서 본인만큼 불쌍하고 외로운 사람은 없다고 여기는 것 같은데, 이 역시도 굉장히 이기적인 모습이다. 역사적인 사실로도 그녀는 영록 하나만 바라보며 외롭게 통치자의 길을 간 것이 아니라, 매일 밤 젊고 잘생긴 남자들과 하룻밤을 보내고 소문이 날까봐 그 남자들을 다 죽였다고 한다. 나라의 재정상태를 생각하지 않고 본인의 사치를 우선시하고, 군함을 만들 돈으로 여름별장을 지어 결국은 일본의 침략을 견디지 못하고 청나라를 망하게 한 서태후는 다른 관점에서 보더라도 공감대를 사지 못하며, 긍정적인 평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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