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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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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충선
댓글 0건 조회 5,852회 작성일 18-09-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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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

댄 브라운 지음



  ‘다빈치코드’의 저자인 댄 브라운의 다섯 번째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로, 이탈리아의 예술의 도시 피렌체와 베네치아, 터키의 이스탄불과 같은 장소적 배경과 단테의 ‘신곡’과 관련된 여러 예술작품들을 스토리텔링의 중요 소재로 사용하여 스릴있게 엮어낸 소설이다. 전 세계에서 현재까지 총 2억부 이상이 판매되어 최고의 소설로 평가받고 있는 댄 브라운의 소설의 공통점은, 방대한 분량의 예술적, 지리적 지식들을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해 사실에 기반하여 스토리를 써 내려 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댄 브라운의 소설들을 읽다보면 이게 정말 실제로 있을 법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또한, 소설 곳곳에 심겨져 있는 고전과 명작들, 그리고 명소들을 실제로 찾아보면서 느끼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페르노’는 댄 브라운 소설 시리즈 물의 주인공인 암호학자 ‘로버트 랭던’이 기억을 상실하고, 어느 병원에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기억상실은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주인공 앞에 닥친 현실에 대한 불안감을 극대화하고,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혀 주는 데 도움을 준다. 기억을 상실한 로버트 랭던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를 죽이려는 킬러가 나타나고, 그 때 젊은 여의사 ‘시에나 브룩스’의 도움으로 겨우 병원을 탈출한다.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도 모른 채 몸을 피신하던 랭던은, 자신의 웃옷에 봉제되어 있는 숨겨진 최첨단 실린더를 발견한다. 그 안에는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    가 그려진 레이저가 담겨 있었다. 단테의 신곡에 묘사된 지옥을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했다고 알려진 ‘지옥의 지도’를 찬찬히 살펴보던 랭던은, 그 그림 안에서 원본과 달라져 있는 부분을 발견한다. 암호학자인 랭던은 달라진 부분을 통해 자신이 이런 환경에 처하게 된 이유를 유추해 나가기 시작하고, 하나하나 단서를 잡아나가면서 그 안에 숨겨진 음모를 파헤쳐 나간다.


  피렌체와 베네치아를 누비며 암호를 해독해 나가던 랭던은, 그 암호들이 마치 중세시대 흑사병과 같이 인류의 개체수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는 바이러스가 숨겨진 위치를 나타낸 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 바이러스는 천재적인 유전공학자 ‘조브리스트’가 개발한 바이러스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 과잉에 따른 자원의 부족과 인류의 멸종위기를 해결하고자 막대한 수의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바이러스임이 드러난다.


  최종적으로 바이러스를 발견해 내는 과정에서, 댄 브라운의 소설 답게 반전의 반전이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이러한 반전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소설의 결말이 ‘랭던이 바이러스를 찾아 배포되는 것을 막았다’ 라는 뻔한 결말이 아니라, 그 바이러스는 이미 전세계에 퍼졌고 세계보건기구 및 랭던을 포함한 관련된 사람들이 대책을 세우러 회의를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이 바이러스의 정체인데,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흑사병과 같은 고 전염성 병원균이 아니라, 세계 인구의 1/3만 생식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고안된 바이러스 벡터 라는 점이다. 이러한 열린 결말과 유전성 바이러스 벡터라는 소재를 통해 댄 브라운은, 단지 사건의 해소를 통해 이야기를 시원하게 끝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 바이러스가 인류에 퍼졌을 때 어떻게 될 것이며, 인구 과잉 문제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 에 대한 여지를 남겨둔다.


  소설 속에서 댄 브라운은 인구 과잉에 의한 인류 종말론을 들고 나오는데, 오늘날 지구상에서 제기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인류의 기하급수적인 증가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구 증가 경향과 사회문제 및 환경 오염 정도에 대한 상관관계를 제시하면서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한 종말론에 따르면 인구의 기하급수 적인 증가로 인해 인류의 멸망은 채 1세기도 지나기 전에 올 수도 있다고 예언한다. 이러한 자료를 대하면서, 실제로 마지막에 드러난 바이러스에 정체가 실제로는 꽤나 효과적인 것인 아닌가? 라는 의문을 품은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바이러스를 통한, 혹은 유전공학을 통한 인위적인 인구 조절은 인간이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생각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경향은 트랜스휴머니즘 이라는 ‘조브리스트’가 속한 단체에서 주장하는 사상이 근거가 되는데,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 기술로 인간을 더 낫게 만들어 결국에는 뛰어난 생물학적 기능과 능력을 가진 슈퍼인간을 만드는 것을 이상과 목표로 삼는다. 이러한 슈퍼인간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우월한 유전자만이 오래 살아 남는 다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생각해보면 철저하게 소외되거나 ‘그들의 관점에서’ 열악해 보이는 유전자들은 존재의 가치가 없다’는 생각과 다를 바 없게된다.


  이러한 생각이 올바른 생각일까? 에 대한 나의 결론은 ‘아니다’이다. ‘일을 잘 하는 사람’, ‘돈을 많이 버는 사람’, ‘남들보다 현명한 사람’, 혹은 ‘몸 한구석이 불편한 사람’ 같은 평가를 위한 분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인간 본연의 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다. 즉, 가치가 있는 사람/가치가 없는 사람의 구분은 도저히 사람이 판단할 수 없는 명제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죽음 앞에서는 평등해진다. 후세에게 좀 더 유명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부족한 사람이라고 조롱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이미 목숨을 잃은 그 사람에게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다면 이러한 인구 과잉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냥 넋 놓고 인구가 폭발하는 것을 지켜보며, 종말을 기다리고 있어야 할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인류는 바이러스나 유전공학의 도움 없이도 자연스레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전세계 출산율은 1970년대에 평균 4명이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출산율은 약 2.5 명에 불과하다.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올해 최초로 1명 이하로 떨어져서 인구 절벽에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산업발달에 따른 전세계적인 삶의 질의 향상은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를 가져왔다. 이러한 경향은, 지금도 출산율이 4명을 넘어서는 후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이 점차 발전하면서 더더욱 가속될 가능성이 크다. 몇 십 년 후에는, 인구 폭발에 의한 인류의 멸종을 걱정해야 될 것이 아니라, 인구 감소에 따른 멸종을 걱정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댄 브라운의 소설들은 독자들이 이러한 사회적 문제점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생각하게 해 준 다는 점에서 여타 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미스테리 스릴러 소설들에 비해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의 것들의 입각한 눈에 보이듯 생생한 묘사와 더불어 이러한 예민한 논제들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독자들의 생각 속으로 끌어내어 준다는 점이 댄 브라운을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인페르노-오랜만에 ‘앞으로 책을 더 많이 읽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가지해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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