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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부처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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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규
댓글 0건 조회 72회 작성일 26-10-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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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부처의 말

- 코이케 류노스케 - 

 

1. 좋을 때도, 나쁠 때도 흔들리지 않는다.

유익한 정보를 얻거나 만사가 순조롭게 흘러갈 때에도 들떠서는 안 됩니다.

나쁜 정보를 듣거나 역경 앞에 서게 될 때에도 주눅 들거나 약해져서는 안 됩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마음이 흔들리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마음속 잡음에서 벗어나 편안해지세요.

-경집 268


어떠한 사건이나 사람을 마주할 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당시 나의 상황이나 첫인상에 따라 좋다거나 나쁘다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일이 잦다. 그리고 그렇게 한번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 시작하면, 그 사건이나 사람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사로운 감정을 덧붙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은, 처음에는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거나 오히려 당장의 나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처럼 느껴졌던 일들도 막상 시간이 흐르고 나면 큰 배움이 되거나 도움이 되었던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당시에는 나에게 영원한 행복을 가져다줄 것만 같았던 일들도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저 스쳐 지나간 한순간에 불과했던 경우가 있다.

이처럼 어떠한 일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그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달라지지만, 정작 그 일을 받아들이는 나는 매 순간 눈앞의 득실에 따라 한없이 기뻐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감정의 변화가 때로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오직 지금 당장의 결과에만 매달려 일희일비하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면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울 때도 있다.

어떠한 일이 나에게 갖는 의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그때마다 감정에 휘둘리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피로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쉽지 않더라도 순간의 감정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고, 그저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차분히 해나가는 태도가 나를 조금씩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2. 마음의 주인이 된다.

당신은 자기의 마음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당신이야말로 당신이 마지막으로 의지할 곳입니다.

자신 이외의 무엇에도 기대지 말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세요.

마치 자신의 망아지를 정성껏 길들이듯이.

-법구경 380


종종 '감정의 늪'이라는 표현을 마주하고는 하는데, 완벽한 비유란 있을 수 없겠지만 감정이 가지는 특성을 이만큼 잘 묘사하는 표현이 또 있을까 싶다. 살다 보면 분명 내 마음임에도 불구하고, 내 뜻대로 다스리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또 이미 그 감정에 얼마나 깊이 빠져 있는지에 따라,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꺼낸 이야기 속에서도 오히려 그 감정에 더욱 깊이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감정의 늪에 빠져 있을 때면 종종 어딘가에, 혹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진다. 물론 이러한 의존이 당장은 감정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타인에게 기대어 마음을 추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데 익숙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어떠한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올 때에는 그 감정에 무작정 빠져 있기보다는, 우선 지금 내가 어떠한 상태인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감정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때까지 시간을 두고 마음을 정리한 다음, 다시 한번 그 감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3. 상대에 맞춰 유연하게 이야기한다.

전문용어에 얽매이지 말고 이야기하세요.

‘실존의 끊임없는 유동성이 초월론적으로 구성된 동일성에 의해 회수되는 필연성이 어쩌고저쩌고’

철학적인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말을 들어도 철학가가 아니면 ‘대체 무슨 소리인가?’라며 전혀 알아듣지 못합니다.

(중략)

그러니 전문용어에 신경 쓰지 말고 상대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중부경전 『무쟁분별경』

 

이제는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한두 명씩 결혼을 하기 시작하면서, 청첩장을 받는 자리나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렇게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또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과가 다르고 살아온 곳이 달라도 어렵지 않게 서로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던 시기와는 달리, 이제는 각자 다른 환경에서 저마다의 경험을 쌓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100명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 100명 모두가 각자의 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익숙한 표현이 상대방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상대방에게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이야기가 나에게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보편적인 언어로, 또 최대한 간결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이해가 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면,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혹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기도 전에 나의 경험이나 상황에 비추어 그 사람을 넘겨짚어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결국 소통이라는 것은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이 아니라 서로가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가는 과정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사실 책 속의 문구들을 읽다 보면 언젠가 한 번쯤 생각해 보았던 이야기들이 많다. 하지만 막상 그 생각들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좋은 생각을 하느냐보다, 그 생각을 얼마나 삶 속에서 실천하며 살아가느냐에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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